안녕하세요.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사교육입니다. 비단 한국만 그런 게 아닙니다. 몽골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2012년 3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했습니다. 정말 여러가지 고비도 있었고, 정말 많은 산전수전을 다 겪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들을 여기에 정리하겠습니다.
1. 몽골의 기본 교육
몽골은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한 학교에서 모두 마칩니다. 원래는 10년제 학교였습니다. 2012년 이후로 12년제가 되었습니다. 한 학교에서 12년을 다니기 때문에 어떨 때는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 학기는 9월에 시작합니다. 2학기는 3월에 시작합니다. 겨울방학은 짧고, 여름방학이 깁니다. 겨울방학은 2주 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을 방학, 봄방학이 다 짧게 있습니다. 여름방학은 6월 1일부터 시작해서 8월 31일까지입니다. 6월 1일은 몽골의 어린이날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1학년~3학년은 오전, 오후로 반을 나뉘어 다닙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바뀝니다. 오전반은 아침 8시~12시까지, 오후반은 1시~5시까지입니다.
학생에 비해서 학교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그리고 12시 넘어서 학교 앞에는 주차 전쟁이 벌어집니다. 왜냐하면 학교 등교 도와주는 학부모들이 차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학교 앞 찻길에는 한국의 초록 어머니회 처럼 차단봉을 들고 차량을 인도하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보통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합니다.
2. 몽골의 방과 후
몽골에는 학원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보통 공부방이 있는데, 맞벌이하는 부모들의 자녀들은 그곳에서 방과 후의 시간을 보냅니다. 공부방은 아침 8시~5시까지 운영하는데, 비용에 따라 저녁 7시까지 아이를 봐주는 공부방도 있습니다. 공부방에 선생들이 있어서 수학, 영어, 숙제 등을 봐줍니다. 공부방의 비용이 싸지 않기 때문에 못 보내는 부모들도 많이 있습니다.
고학년 아이들은 CU 같은 곳에 모여서 함께 과제를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부모가 아이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교육 열의
어느 부모들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몽골의 학부모들 역시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은 생각이 큽니다. 특히 공부 부분에서는 더 특별합니다. 부모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 만큼은 더 많이 가르치고 싶어 합니다. 어학 쪽으로 가르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의 순으로 많이 배우는 것으로 압니다.
4. 몽골의 음악교육
지금은 몽골에 음악학원이 많아졌지만, 2012년 만 해도 음악학원이 많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 때는 음악 교육에 대해서 인식이 없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는 음악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어필했다면, 지금은 음악 교육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자랐기 때문에 음악학원의 경우 학생을 모집하는 데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단 아직도 음악 교육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한 달 배우면 우리 아이 뭐 연주할 수 있어요?"하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몽골에 음악가들은 러시아에서 수학한 경우가 많아서 음악 교육이 러시아 식입니다. 아주 무섭게, 주입식으로 교육합니다. 그런 교육이 몽골에 들어와서 몽골식으로 변화하면서 외워서 피아노를 치는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악보를 읽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위치를 외웁니다. 그래서 한달 배웠는데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치고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런데 그에 상응하는 악보를 가져다주면 못 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식 음악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천천히 하지만 체계적으로'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원에 피아노 선생님이 3명, 피아노반 학생만 50명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저는 바이올린, 플루트, 마두금,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까지 가르치는 실용음악학원을 만들었었습니다.
몽골에는 음대가 3개 정도 있습니다.
- 소이스 - 4년제 대학으로 각종 음악학과가 존재합니다. 시험 후 입학을 결정합니다. 국립 대학교입니다. 12년을 다른 공부하다가 입학하는 대학교이기 때문에 음악예술대에 비해서 실력이 떨어집니다.
- 음악예술대 - 컬리지로 2년제 대학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입학을 하여 12년 공부를 한 후 2년제 컬리지에 들어갈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하기 때문에 실력은 괜찮습니다. 편입이 불가능합니다.
- MIU(Mongolian International University) - 한국 총장이 있는 학교로 코로나 바로 전에 음대가 생겼습니다. 한국 음악 교수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5. 결론
몽골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의 결론은 외국인으로서 몽골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것은 본전만 찾으면 다행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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